대학교 4학년이던 2020년 어느 날 유튜브에서 독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일본에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방법에 대해 취재를 진행한 내용이었다.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라 주장하는 방법 중 눈에 들어온 게 있었는데, 그게 바로 오키 제도에 설치되어 있던 독도 방향 표지판과 ‘죽도지비’였다.
오키 제도는 일본에서 독도에 제일 가까운 제도인데, 다케시마 역사관이 있고, 특히 독도 쪽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죽도지비”라는 비석을 세워 ‘독도 방향입니다~’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오? 일본에서도 독도가 보이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구글 지도를 켜서 각 섬의 위치를 찾아봤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87.4km, 오키 제도에서 독도까지 157.5km (출처: 동북아역사재단 독도 바로알기)
지도상으로 봤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생각보다 가깝네’였고, ‘에이~ 이 정도 거리인데 보이겠어?’ 하다가 문득 울릉도에서도 보이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맨날 울릉도에서 독도가 보인다고 들었지만, 내가 직접 본 적이 없으니 믿기지도 않고 20년 넘게 살면서 의심하지 않았던 부분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노래를 부르며 오키 제도와 울릉도의 해발고도를 찾아 계산하기 시작했다.

산업디자인 학도였던 나는 고등학교 때 마지막으로 배웠던 sinθ, cosθ를 꺼내어 머리를 쥐어짠 결과, 울릉도에서는 해발고도 약 130.81m에서 보이기 시작하여 약 598.24m에서 완전히 보인다는 사실을 알았다!!
반면에 오키 제도에서는 해발 고도가 608m로 정상에 올라가도 88.1km 밖까지밖에 볼 수 없으므로 독도와 거리가 157.5km인 오키 제도에서는 독도를 관측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따라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종실록지리지 50페이지 셋째 줄~🎶’의 내용인
于山武陵二島(우산무릉이도)
在縣正東海中 (재현정동해중)
二島想去不遠 (이도상거불원)
風日淸明則可望見 (풍일청명즉가망견)
우산, 무릉 두 섬이 동해 가운데에 있고 두 섬은 거리가 멀지 않다. 날씨가 청명한 날에는 바라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사실이었다.
혹 몇 사람은 위 사료에 실린 부분이 울릉도를 육지에서 바라보았을 때를 가리키는 것이라 말하지만, 육지에서 울릉도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해발고도 1700m를 넘겨야 가능했다. 그러므로 태백산맥 중 가장 높은 설악산의 대청봉(해발 1708m)를 기준으로 본다 하더라도 위치에 따른 거리를 계산해보면 울릉도를 볼 수 없다고 나왔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현재 울릉도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죽도를 말한다고 하는 의견 또한 말이 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죽도는 날씨가 “청명”하지 않더라도 볼 수 있는 정말 가까운 섬이기에 굳이 그렇게 명시해 놓지 않았을 것이라 보였다.
물론 어떤 국가의 영토에서 보았을 때 ‘그 섬이 보인다 보이지 않는다’로 영토의 복속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 우리가 가진 사료에 대해서 의심할 여지는 없다 본다.

한동안 이 계산을 하고 들뜨고 신나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 벌써 5년 전이라니…🥲
(+) 20250427 추가
유튜브를 보다가 어린 아이가 부르는 독도는 우리땅을 보고 깜짝놀라서 검색해보니, ‘독도는 우리땅’ 가사가 바뀌었다고 한다.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200리” 가 아닌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87K””라 하고
그 이외에도
“평균기온 13도, 강수량은 1800”
“주민등록 최종덕 이장 김성도”
“하와이는 미국땅 대마도는 조선땅”
“오징어 꼴뚜기 대구 홍합 따개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뀐 내용을 반영해서 위와 같이 바뀌었다는데, 꼭 바꿨어야 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대마도 조선땅은 문제 없나싶기도 하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