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

근 몇 년간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을 많이 들려온다. 내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그만둔 흡연이란 행위도 결국 도파민 중독과 연관되어 있었다.

침착맨이 말했다. 금연을 하려면 딱 하나만 지키면 된다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 간단한 사실 하나가 비흡연자가 되기로 한 내가 선택한 유일한 행동이다. 담배를 끊으려 하면 평생을 끊으려 애써야 하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된다면 더 이상 끊을 필요조차 없는 일이 된다.

침착맨의 금연기

오랜만에 구매한 책 중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으며 든 생각을 적어본다.

작가는 습관을 만들어 목표를 이루려 하기보다, 내가 되고 싶은 나의 정체성을 먼저 정의하고 그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 할만한 행동을 습관으로서 꾸준히 하라고 조언한다.

제임스 클리어의 「Atomic Habits」

그렇게 비흡연자가 된 난, 이제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려한다.

의지할 수 있음에는 다양한 방향이 있겠지만, 현재 내 행태를 보면 누군가 나에게 의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나조차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흐르는 대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사실 혼자라면 이런 삶의 태도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것은 서로를 맞춰가는 일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밀어주고 당겨주며, 때로 상대가 정체되거나 뒷걸음질 쳐도 기다려주고 다시 손을 내미는 것.

그것이 함께하는 삶이다.

하지만 지금껏 내가 유지해 온 행태는 ‘책임 없는 쾌락’이라는 말로 정리될 수 있겠다. 공부를 해도 내가 좋아하는 부분만 하려 들었고, 조금만 깊어지거나 재미가 없어지면 금방 흥미를 잃었다. 얕고 넓은 지식에 머물렀던 것도 결국 그런 경향 때문이었다.

이런 방식이 싫은 것도, 갑자기 무언가를 엄청나게 깊게 파겠다고 다짐하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삶을 살아갈 때 잘 되지 않는 부분이나 문제가 있는 지점도 외면하지 않고, 흥미가 생기지 않는 지점까지 직면해서 해결해 나가보려 한다.

JHL 2481
하지만 상하이 주자자오에서는 ‘의지금지’다

그것이 내가 되려는 ‘의지할 수 있는 존재’의 기초다. 외력에 의해 휙휙 바뀌지 않는 것, 하고 싶은 것만 하지는 않는 존재가 되는 것.

2024년에 비흡연자가 되려 했다면,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나는 또 다른 존재가 되려 한다.

이 또한 담배만 피우지 않으면 되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