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지원금일까?

by 항준남 · in 사회,

기름통 주변에 돈이 쏟아지는 깨진 항아리를 배경으로, 웃으며 돈주머니를 든 남성과 그 옆에 어두운 표정의 일가족이 서 있다.

고유가 시대, 진통제 대신 체질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번 해에 들어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얼마전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신청이 시작되어 많은 사람들이 지급받아 사용하고있다. 약 6조 1,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예산이 투입된 이번 지원금. '경제 회복 불씨를 살리는 효과' 라며 위기에 처한 이들을 돕는다는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이면의 숫자를 들여다보면 과연 이 정책이 합리적인 정책의 방향성인지 의문이든다.

4조 2,700억 원이라는 기회비용

이번 지원금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정말 지원이 절실한 계측뿐만 아니라, 소득 하위 70%를 포함해 사실상 전 국민적 지급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다. 전체 예산 6.1조 원 중, 하위 30%를 제외한 하위 30~70%에게 지급되는 금액을 단순 계해 보면 약 4조 2,700억 원에 달한다.

약 4조 정도되는 이 돈은 결코 가벼운 금액이 아니다. 대한민국 외교부의 1년 전체 예산(2026년 기준 약 3.6조원)을 훌쩍넘으며, 통일부 예산(2026년 기준 약 1.2조 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사업을 하나의 부처로 생각하고 정부 부처별 예산 규모로 줄을 세우면 61개의 부처 중 22번째에 새울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국가의 주요 부처 하나를 1년 동안 운영할 수 있는 막대한 세금을 일회성 현금 지원으로 소진하고 있다.

진통제인가, 치료제인가?

고유가는 단기적인 충격이 아니다. 아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불안과 에너지 패권 경쟁, 기후 변화가 맞물린 구조적인 위기이기에 얼마나 지속될지 다시 예전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고유가가 문제인 이유는 단순히 내 차의 주유비가 오르기 때문만이 아니다. 많은 에너지를 수입하는 한국 경제에서 고유가는 곧 해상 물류비와 국내 육산 운송비의 연쇄적인 폭등을 의미한다. 기름값이 오르면 원유 자체의 가격뿐만 아니라, 수입품을 싣고 오는 화물선과 운임과 국내 유통비용이 전부 오른다. 결국 물가의 상승을 엄청나게 끌어올리는 연쇄 반응의 시작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위 70%의 대중에게 사용기간이 정해져있는 상품권을 주는 것은 뭐라도 사게만드는 단순 소비촉진제일 뿐이다. 오히려 시중에 풀린 이 소비촉진제는 물가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구조적 체질 개선에 이 자본을 투입했다면 어땠을까?

수조 원의 예산이라면 물류비 폭등을 억누를 수 있는 실직적 해책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일회성 현금살포 대신 '비상 공급만 안정화 기금' 등을 조성해, 유가 폭등으로 치솟은 국제 해상 운임과 유류 할증료를 국가가 일시적으로 흡수하면 좋았을 것이다.

곡물과 핵심 원자재를 실어 올 화물 공간을 국가가 직접 확보해 국가 밖에서부터의 인플레이션 요인을 차단하는 것이다. 동시에 바다를 건너온 압력이 국내 도로 위에서 더 커지지 않도록 육상 물류의 맷집도 더 키워야한다. 물류 시스템을 효율화하여 공차 운행을 최소화하고, 물류망을 책임지는 대형 상용차의 고효율을 진원하여 유통망 전체의 기초적인 연비를 끌어올리면 고유가 충격이 밥상 물가로 직결되는 구조적인 연결고리를 끊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럼에도 이런 거시적 방어와 물가 통제를 하면서도 하위 30%정도의 취약계층에 집중 지원을 진행해야한다. 하위 70%에게 흩뿌려질 상품권이 아닌 진짜 필요한 인원에게 생필품, 에너지 바우처를 제공해야한다. 나아가 위기가 지나간 후에도 장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주거 환경 개선(냉난방 효율 향상, 리모델링, 주거 지원 등)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고유가라는 거대한 외부 충격은 피할 수 없지만 물류 완충망이라는 방어벽을 치고, 약자는 추가적인 지원으로 보호하는 그런 정책이 현재 일어나는 생화학, 지정학, 안보, 사회적인 위기(재난) 등 다양한 위기가 일상화 되는 이 시대에 국가와 개인의 몰락을 막는 진정한 해결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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